2025년 11월 7일 금요일

환각 | 올리버 색스 | 알라딘

환각 | 올리버 색스 | 알라딘


환각 -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올리버 색스 (지은이),김한영 (옮긴이)
알마2013-06-30
원제 : Hallucinations (2012년)







































미리보기

정가
20,000원
판매가
18,000원 (10%, 2,000원 할인)
카드최대혜택가
12,600원
알라딘 만권당 삼성카드, 알라딘 최대 30% 할인
카드혜택 15% + 이벤트혜택 15% (~2025.12.31)
전월 30만원, 60만원 이상 이용 시 1만원, 2만원 할인

마일리지
1,000원(5%) + 멤버십(3~1%)
+ 5만원이상 구매시 2,000원

배송료
무료
수령예상일
양탄자배송
밤 10시까지 주문하면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기준) 지역변경
Sales Point : 1,377

8.2 100자평(6)리뷰(10)


380쪽

책소개
안암을 극복한 올리버 색스의 최신작. 올리버 색스가 그동안 여러 책에서 보여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는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환각>에서 그의 진솔한 공감이 빛을 발한다. 올리버 색스는 자신의 경험과 그가 상담한 환자들의 사연, 그리고 전 세계에서 독자들이 편지로 전해 온 고백을 통해 환각의 세계를 체계적으로 탐험한다.

환각은 현대 문화에서 정신과 병동에나 존재하는 광기의 전조로 터부시된다. 그래서 환각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인정하거나 내색하지 못한다. 스스로 미쳐가고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동시에 미쳤다는 낙인을 받을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의 조직과 구조를 엿볼 수 있는 창이자 전 세계 문화와 예술의 주요한 원천이 되는 환각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환각의 힘은 1인칭 시점으로만 온전히 재현될 수 있기 때문에, 환각을 이해하는 데 당사자들의 증언은 더욱 소중하다. ‘환각의 자연사’ 혹은 ‘환각의 선집’으로 부를 수 있는 <환각>은 다양한 환각 경험을 조사하는 일에 일생을 바쳐온 올리버 색스의 특별한 역작이다.

===
Hallucinations by Oliver Saxs

Introduction
1. Silent Multitudes: Charles Bonnet Syndrome
2. The Prisoner's Cinema: Sensory Deprivation
3. A Few Nanograms of Wine: Hallucinatory Smells
4. Hearing Things
5. The Illusions of Parkinsonism
6. Altered States
7. Patterns: Visual Migraines
8. The "Sacred" Disease
9. Bisected: Hallucinations in the Half-Field
10. Delirious
11. On the Threshold of Sleep
12. Narcolepsy and Night Hags
13. The Haunted Mind
14. Doppelgängers:Hallucinating Oneself
15. Phantoms, Shadows, and Sensory Ghosts"


목차
머리말
1장 침묵의 군중: 샤를보네증후군
2장 죄수의 시네마: 감각 박탈
3장 몇 나노그램의 와인: 후각 환각
4장 헛것이 들리는 사람들
5장 파킨슨증이 불러일으키는 지각오인

6장 변성 상태
7장 무늬: 시각적 편두통
8장 '신성한'질환
9장 반쪽 시야를 차지한 환각
10장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
11장 수면의 문턱에서
12장 기면증과 몽마
13장 귀신에 붙들린 마음
14장 도플갱어: 나를 보는 환각
15장 환상, 환영, 감각 유령


감사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2006년 11월 늦은 오후, 내가 일하는 요양원에서 긴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P. 17~19 로잘리는 몇 년 동안 앞을 전혀 보지 못했지만, 갑자기 눈앞에 무엇인가가 ‘보이고’ 있었다.
“어떤 것들이 보입니까”
“동양 옷을 입은 사람들이요!” 할머니는 큰 소리로 대답했다. “축 늘어진 옷을 입고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걸어 다녀요. … 한 남자가 내 쪽으로 돌아서서 미소를 지어요. 하지만 입속의 한쪽에 있는 치아들이 굉장히 커요. 동물들도 있어요. 그리고 하얀 건물이 함께 보여요. 눈이 내리고 있어요. 부드러운 눈이 소용돌이치면서 내려요. 말이 있는데(예쁜 말이 아니라 일하는 말), 마구가 채워져서 눈을 치우고 있어요. … 하지만 장면이 계속 바뀌어요. … 아이들이 여러 명 보여요. 아이들이 걸어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해요. 밝은 색 옷을 입고 있어요. 옅은 붉은색과 파란색이고, 동양 옷 같아요.” 로잘리는 며칠 전부터 계속 그런 장면들을 보고 있었다.
… 나는 로잘리에게 뇌와 정신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안심시켰고, 실제로 누가 봐도 정신적으로 아주 건강해 보였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환각은 눈이 먼 사람이나 시각이 손상된 사람들에게 종종 발생하며, 환영은 ‘정신병’이 아니라 실명에 대한 뇌의 반응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로잘리의 병은 샤를보네증후군이었다.
… 자신의 환각이 이미 확인된 병이고 게다가 이름까지 붙어 있다는 말에 매우 기뻐하고 안심하는 눈치였다. 로잘리는 기운을 차리더니 이렇게 말했다. “간호사들한테 말 좀 해줘요. 내 병이 샤를보네증후군이라고요.” 그러고는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샤를 보네가 누구예요?” 접기
P. 35 새로운 환각 중 어떤 것은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젤다는 말했다. “그것은 공연이었어요! 막이 오르고 ‘무용수들’이 무대 위에서 춤을 췄죠. 그런데 사람은 전혀 없었어요. 까만 히브리어 글자들이 새하얀 발레복을 입고 춤을 췄어요.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서요. 하지만 음악이 어디에서 흘러나왔는지는 모르겠어요. 철자들은 상반부를 팔처럼 움직이면서 하반부로 아주 우아하게 춤을 췄어요. 무대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면서요.” 접기
P. 53 뇌가 제 기능을 유지하려면 지각 정보가 입력되어야 하며 지각 정보의 변화도 필요하다. 적당한 변화가 없으면 각성과 주의력이 쇠퇴할 뿐 아니라 지각 착란이 발생할 수 있다. 어둠과 고독이 지배하는 환경을 생각해보자. 그런 환경은 성직자들이 동굴에서 수행하며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고 지하 동굴에 갇힌 죄수들에게 강제로 주어질 수도 있지만, 어느 경우든 정상적인 시각 입력을 박탈당하면 내면의 눈이 그 빈자리를 메우고 꿈, 생생한 상상, 환각을 만들어낸다. 고독이나 암흑에 갇힌 사람들을 위로하기도 하고 고문하기도 하는 화려한 색과 다양한 성격의 환각에는 심지어 특별한 이름까지 붙어 있다. ‘죄수의 시네마’가 그것이다.

[1] ˝암페타민이 주는 김빠진 조증과는 달리, 책을 쓰면서 얻은 기쁨은 진짜였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실질적이었다. 나는 다시는 암페타민을 먹지 않았다.˝ (158) - 초란공
[2] ˝나는 자신의 편두통 경험을 일종의 자동적인(그리고 운이 좋게도 거꾸로 복기할 수 있는) 자연의 실험, 신경계를 보여주는 창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신경과 전문의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중요한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169) - 초란공
[3] ˝편두통의 기하학적 환각은 신경계 기능의 보편 원리뿐 아니라 자연 자체의 보편 원리를 몸소 경험하게 해준다.˝ (172) - 초란공
[4] ˝발작이 다른 형태의 의식, 다른 시공간,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문 역할을 한다고 느낀다.˝ (185) - 초란공
[5] ˝지금은 기억이 프루스트의 식료품실에 진열되어 있는 절임과일 병처럼 고정되거나 동결된 것이 아니라, 회상이라는 행위를 할 때마다 변형, 해체, 재조합, 재분류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197) - 초란공
[6] ˝상기는 고정되어 있고 죽어 있는 파편의 흔적들을 다시 자극하는 것이 아니다. 상기는 조직화된 과거의 반응이나 경험의 살아 있는 덩어리 전체와 우리의 태도가 맺고 있는 관계로부터 형성되는 상상력이 가미된 재구성 또는 구성이다. (...) 그러므로 상기는 사실 거의 정확하지 않다.˝ (197) - 초란공
[7] ˝입면 환각은 눈을 감은 상태에서나 어둠 속에서 보이고, 가상의 공간에서 조용히, 쏜살같이 지나가며, 대개 물리적으로 방 안에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반면 출면 환각은 눈을 뜬 상태에서 밝은 조명에서 나타나고, 외부 공간에 투사되는 경우가 많으며, 완전히 입체적이고 실제적으로 느껴진다.˝ (260) - 초란공
[8] ˝유령, 죽은 자의 돌아온 망령을 보는 환각은 특히 폭력적인 죽음 및 죄의식과 관계가 있다. 유령 출몰과 환각에 관한 이야기는 모든 문화의 신화와 문학에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286) - 초란공
[9] ˝애도 과정에서 환각이 나타나는 것은 정상이며 유족에게는 도움이 된다.˝ (290)
- 웨일스의 일반의 W.D. 리스의 말. - 초란공
[10] ˝드 모파상은 소설을 쓸 때 자신의 분신, 즉 자기 환각의 상을 보았다고 한다. (...) 드 모파상은 당시 신경매독을 앓았고, 병이 악화됐을 때에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도 알아보지 못하고서 거울 속의 자신에게 인사하며 고개를 숙이고 악수까지 하려 했다고 전한다.˝ (327) - 초란공
[11] ˝뇌의 신체 표상은 서로 다른 감각들의 입력 정보를 간단히 휘젓기만 해도 깜빡 속아 넘어가기 일쑤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330) - 초란공

더보기
[1] ˝암페타민이 주는 김빠진 조증과는 달리, 책을 쓰면서 얻은 기쁨은 진짜였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실질적이었다. 나는 다시는 암페타민을 먹지 않았다.˝ (158) - 초란공
[2] ˝나는 자신의 편두통 경험을 일종의 자동적인(그리고 운이 좋게도 거꾸로 복기할 수 있는) 자연의 실험, 신경계를 보여주는 창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신경과 전문의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중요한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169) - 초란공
[3] ˝편두통의 기하학적 환각은 신경계 기능의 보편 원리뿐 아니라 자연 자체의 보편 원리를 몸소 경험하게 해준다.˝ (172) - 초란공
[4] ˝발작이 다른 형태의 의식, 다른 시공간,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문 역할을 한다고 느낀다.˝ (185) - 초란공
[5] ˝지금은 기억이 프루스트의 식료품실에 진열되어 있는 절임과일 병처럼 고정되거나 동결된 것이 아니라, 회상이라는 행위를 할 때마다 변형, 해체, 재조합, 재분류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197) - 초란공
[6] ˝상기는 고정되어 있고 죽어 있는 파편의 흔적들을 다시 자극하는 것이 아니다. 상기는 조직화된 과거의 반응이나 경험의 살아 있는 덩어리 전체와 우리의 태도가 맺고 있는 관계로부터 형성되는 상상력이 가미된 재구성 또는 구성이다. (...) 그러므로 상기는 사실 거의 정확하지 않다.˝ (197) - 초란공
[7] ˝입면 환각은 눈을 감은 상태에서나 어둠 속에서 보이고, 가상의 공간에서 조용히, 쏜살같이 지나가며, 대개 물리적으로 방 안에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반면 출면 환각은 눈을 뜬 상태에서 밝은 조명에서 나타나고, 외부 공간에 투사되는 경우가 많으며, 완전히 입체적이고 실제적으로 느껴진다.˝ (260) - 초란공
더보기



추천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2013년 7월 13일 '책꽂이'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13년 7월 13일자



저자 및 역자소개
올리버 색스 (Oliver Sacks) (지은이)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학 퀸스칼리지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베스에이브러햄병원, 컬럼비아대학, 뉴욕대학 등에서 신경과 의사, 교수로 활동했다. 독특한 신경학적 문제를 겪는 환자들의 사연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담아 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화성의 인류학자》 《뮤지코필리아》 등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증상과 병명으로 환자를 분류하기보다, 그들 각자가 세상을 인식하고 경험하는 고유한 방식을 포착하고자 한 색스의 기록은 인간 뇌에 관한 현대의학의 이해를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욕타임스》로부터 “의학계의 계관시인”이라는 칭호를 얻었고, 록펠러대학에서 탁월한 과학 저술가에게 수여하는 루이스토머스상을 수상했다. 2015년 안암이 간으로 전이되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10여 년간 친구이자 동료 과학자인 수전 배리와 이 책에 실린 편지들을 주고받았다. 접기

최근작 : <디어 올리버>,<올리버색스 : 그의 생애>,<올리버 색스 : 그의 생애> … 총 290종 (모두보기)

김한영 (옮긴이)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했고, 서울예술대학교에서 문예 창작을 공부했다. 오랫동안 번역에 종사하며 문학과 예술의 곁자리를 지키고 있다. 옮긴 책으로 『미를 욕보이다』 『무엇이 예술인가』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빈 서판』 『언어본능』 『지금 다시 계몽』 『영혼을 찾아서』 『그러나 절망으로부터』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 『각인된 지식』 등이 있다. 제45회 백상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기획의도
인간은 모두 환각을 경험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치과 진료 후 겪는 환각과 올리버 색스의 ‘낯선 다리’
치과에서 마취주사를 맞고 치료받은 날, 뺨이나 혀가 기묘하게 부풀어 있거나 엉뚱한 곳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느낀 적이 있는지? 뺨과 혀가 ‘내 것’이 아닌 듯한 자기 소외감을 느낀 적이 있는지? 거울에 비춰 얼굴이 평소와 같음을 확인해도 이 느낌은 가시지 않는다. 마취약이 기운을 다하고서야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온다. 뇌로 들어가는 감각 정보가 차단될 때 신체상像에 환각이 나타나는 흔하고 가벼운 예다. 환각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신체상 환각의 더 심각한 예는 척수나 말초신경이 손상되어 생기는 환상이다. 신체가 분명 존재하지만 존재감과 생명력을 부여하는 내면의 상을 잃었을 때 이런 환각이 일어난다. 《환각》의 저자 올리버 색스는 등반 사고로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고 신경근 접합부가 손상되었을 때 이것을 직접 경험했다. 다리가 없어지고 그 자리에 낯선 무생물체가 들어선 것이다(그 기이한 경험을 올리버 색스는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로 펴내기도 했다). 신경과 전문의로서 분명 존재하는 다리가 마치 없어진 듯한 느낌이 드는 ‘과학적인 이유’를 알고 있었는데도, 이런 소유권의 부재, 자기 소외감은 참기 어려운 것이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인간애로 쓴 일생의 역작, 환각의 자연사
올리버 색스가 그동안 여러 책에서 보여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는 이와 같은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특히 이 책 《환각》에서 그의 진솔한 공감이 빛을 발한다. 올리버 색스는 자신의 경험과 그가 상담한 환자들의 사연, 그리고 전 세계에서 독자들이 편지로 전해 온 고백을 통해 환각의 세계를 체계적으로 탐험한다.
환각은 현대 문화에서 정신과 병동에나 존재하는 광기의 전조로 터부시된다. 그래서 환각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인정하거나 내색하지 못한다. 스스로 미쳐가고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동시에 미쳤다는 낙인을 받을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의 조직과 구조를 엿볼 수 있는 창이자 전 세계 문화와 예술의 주요한 원천이 되는 환각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환각의 힘은 1인칭 시점으로만 온전히 재현될 수 있기 때문에, 환각을 이해하는 데 당사자들의 증언은 더욱 소중하다. ‘환각의 자연사’ 혹은 ‘환각의 선집’으로 부를 수 있는 《환각》은 다양한 환각 경험을 조사하는 일에 일생을 바쳐온 올리버 색스의 특별한 역작이다.

환각은 정신이상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샤를보네증후군, 시각을 잃고서도 ‘보는’ 사람들
시각을 잃은 사람 가운데 10∼20퍼센트 정도에서 환각을 보는 샤를보네증후군이 나타난다. 섬세한 동양 옷을 입은 사람들, 터무니없이 복잡한 악보, 접시 위에 놓인 가짜 음식, 기형적이거나 해체된 얼굴, 갑자기 두 갈래로 나뉘는 길 등, 대단히 복잡하고 장식적이면서 생생한 환각이 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뇌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정신이 맑은 사람에게도 샤를보네증후군은 발생한다. 이들이 보는 환영은 ‘정신병’이 아니라 실명에 대한 뇌의 반응이다. 마치 “뇌가 시각적 손상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지각의 세계를 잃어버린 대신 환각의 세계를 얻기라도 하려는 듯 보인다. 어느 환자는 환각이 “아주 친절하다”고 표현하며, 자기 눈이 이렇게 말한다고 상상한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 우리도 앞이 안 보이면 도통 재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은 증후군을 마련했습니다. 앞만 보며 살아오던 당신의 삶에 일종의 피날레 같은 것이죠. 대단하진 않아요. 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최선책이랍니다.” (48쪽)

때때로 샤를보네증후군 환각은 예술적인 영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녹내장으로 실명한 뒤에 첫 시집을 출간해 찬사를 받은 버지니아 해밀턴 어데어는 “환각의 천사”가 시적인 환영들을 보내준다고 표현했다. 샤를보네증후군 환각은 때로 곤혹스러운 것도 있지만 대개는 위협적이지 않으며, 환자들은 그것이 실제가 아니라는 것을 또렷하게 자각하기 때문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고 건강한 일상을 살 수 있다.

존재하지 않는 이의 부름을 듣는 사람들
스텐퍼드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데이비드 로젠한은 자신을 포함한 가짜 환자 8명이 병원을 찾아가는 실험을 했다. ‘실재하지 않는 목소리가 들리는’ 가짜 증세 외에는 정상적으로 행동했고, 정신병력도 전혀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정신분열증으로 진단받았으며 가짜 증세가 사라졌다고 말해도 진단은 수정되지 않았다. 목소리가 들리는 증상이 즉시 정신장애로 낙인찍힌다는 것을 보여준 실험이다.
그러나 목소리를 듣는 경험은 그리 드물지 않고, 목소리를 듣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정신병자가 아니다. 오히려 환청은 모든 문화에 존재하고, 나아가 많은 문화에서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 그리스신화와 기독교의 신은 종종 인간에게 말을 걸지 않았던가. 목소리와 달리 의미를 전달하지 않는 청각 환각은 더 흔하다. 수면 부족이나 감각이 제한된 상태에서 모터 소리나 전화벨 소리를 듣는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한편 단순한 소음이 아닌 ‘음악’이 연주되는 환각은 증세를 겪는 사람을 더 위축시킨다. ‘머릿속에서’ 들려온다는 사실 때문에 정신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스스로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음악 환각은 오랫동안 드문 현상으로 숨겨져 왔으나, 뇌졸중, 종양, 동맥류, 감염증, 신경변성의 진행, 중독성 장애나 대사 장애 등으로 유발되어 원인이 치료되면 즉시 사라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음악 환각을 겪는 사람 중 일부는 환각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어떤 이들은 내면의 음악을 즐기고 그 음악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느낀다.

장애와 질병을 끌어안고 삶을 개척하다
창조적이고 급진적이며 용감한 ‘보통 사람들’에 대한 헌사
이 책에서 묘사되는 환각 경험들은 무척 상세하고 생생해서 때로는 상상하기가 꺼려질 정도다. 재미있고 정겨운 환각도 있지만 괴이한 차림의 사람들이나 끔찍한 몰골의 괴물이 갑자기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환각을 받아들이고 제어하면서 환자들은 유쾌하게 일상을 꾸려나가고, 알차고 생산적으로 일하며, 예술적인 영감까지 얻는다. ‘미치지 않았다’는 진단, 자신의 경험이 ‘많은 사람이 겪을 수 있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힘이 된 것이다. 환각을 보던 환자들은 올바른 진단을 받고 깊이 안도하면서 그로부터 삶이 변했다고 느낀다. 오랫동안 함께해온 ‘불길한’ 환각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하더라도, 신경학적인 증상으로 고쳐 받아들이면서 이들은 마치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세계관을 새로 쓴다.

“이 장애에 대해 적절한 교육을 받았다면, 무언가의 노리개가 되었거나 귀신에 홀렸거나 영적으로 시험당하고 있거나 정신병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대신, 더 이른 나이에 더욱 건설적인 도움을 구했을 거예요. 지금 마흔세 살입니다. 내가 겪은 많은 경험이 이 장애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마음에 새로운 평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 나는 수많은 ‘불길한’ 경험을 재평가해야 하는 새로운 단계에 와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진단에 기초하여 새로운 세계관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어린 시절을 손에서 놓는 것, 아니 불가사의하고 마술에 가까운 세계관을 놓아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지금 애도의 손길을 느끼고 있습니다.” (276쪽)

MRI, fMRI 등 뇌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뇌과학은 환원주의에 빠질 위험을 안게 되었지만, 올리버 색스는 시종 균형 잡힌 태도를 유지한다.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의 낱낱의 경험을 소중히 다루면서 동시에 보편적이고 과학적인 (그리고 때로 철학적인) 답을 이끌어내는 그의 통찰은 어떤 치료법이나 힐링보다도 위안을 주는 힘이 있다. 그래서 그가 환자들에게서 받은 편지에는 병이 완치되었다는 소식이 아니라 병과 조화를 이루어 함께 살아가는 사연들이 담겨 있다. 환자들의 의연하고 밝은 삶을 전할 때의 흐뭇한 필치,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겪는 임종 환각을 “놀라움과 뭉클함”을 안고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통해 신경과 전문의 올리버 색스의 인간애가 진하게 전해진다.

책 속으로
1장 침묵의 군중: 샤를보네증후군
로잘리는 몇 년 동안 앞을 전혀 보지 못했지만, 갑자기 눈앞에 무엇인가가 ‘보이고’ 있었다.
“어떤 것들이 보입니까”
“동양 옷을 입은 사람들이요!” 할머니는 큰 소리로 대답했다. “축 늘어진 옷을 입고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걸어 다녀요. … 한 남자가 내 쪽으로 돌아서서 미소를 지어요. 하지만 입속의 한쪽에 있는 치아들이 굉장히 커요. 동물들도 있어요. 그리고 하얀 건물이 함께 보여요. 눈이 내리고 있어요. 부드러운 눈이 소용돌이치면서 내려요. 말이 있는데(예쁜 말이 아니라 일하는 말), 마구가 채워져서 눈을 치우고 있어요. … 하지만 장면이 계속 바뀌어요. … 아이들이 여러 명 보여요. 아이들이 걸어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해요. 밝은 색 옷을 입고 있어요. 옅은 붉은색과 파란색이고, 동양 옷 같아요.” 로잘리는 며칠 전부터 계속 그런 장면들을 보고 있었다.
… 나는 로잘리에게 뇌와 정신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안심시켰고, 실제로 누가 봐도 정신적으로 아주 건강해 보였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환각은 눈이 먼 사람이나 시각이 손상된 사람들에게 종종 발생하며, 환영은 ‘정신병’이 아니라 실명에 대한 뇌의 반응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로잘리의 병은 샤를보네증후군이었다.
… 자신의 환각이 이미 확인된 병이고 게다가 이름까지 붙어 있다는 말에 매우 기뻐하고 안심하는 눈치였다. 로잘리는 기운을 차리더니 이렇게 말했다. “간호사들한테 말 좀 해줘요. 내 병이 샤를보네증후군이라고요.” 그러고는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샤를 보네가 누구예요?” _17∼19쪽

새로운 환각 중 어떤 것은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젤다는 말했다. “그것은 공연이었어요! 막이 오르고 ‘무용수들’이 무대 위에서 춤을 췄죠. 그런데 사람은 전혀 없었어요. 까만 히브리어 글자들이 새하얀 발레복을 입고 춤을 췄어요.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서요. 하지만 음악이 어디에서 흘러나왔는지는 모르겠어요. 철자들은 상반부를 팔처럼 움직이면서 하반부로 아주 우아하게 춤을 췄어요. 무대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면서요.” _35쪽

2장 죄수의 시네마: 감각 박탈
뇌가 제 기능을 유지하려면 지각 정보가 입력되어야 하며 지각 정보의 변화도 필요하다. 적당한 변화가 없으면 각성과 주의력이 쇠퇴할 뿐 아니라 지각 착란이 발생할 수 있다. 어둠과 고독이 지배하는 환경을 생각해보자. 그런 환경은 성직자들이 동굴에서 수행하며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고 지하 동굴에 갇힌 죄수들에게 강제로 주어질 수도 있지만, 어느 경우든 정상적인 시각 입력을 박탈당하면 내면의 눈이 그 빈자리를 메우고 꿈, 생생한 상상, 환각을 만들어낸다. 고독이나 암흑에 갇힌 사람들을 위로하기도 하고 고문하기도 하는 화려한 색과 다양한 성격의 환각에는 심지어 특별한 이름까지 붙어 있다. ‘죄수의 시네마’가 그것이다. _53쪽

수면 박탈이 며칠을 넘기면 환각을 유발하고,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한 수면에서 꿈 박탈이 며칠을 넘겨도 환각을 유발할 수 있다. 수면 박탈이 극도의 피로나 극단적인 신체적 스트레스와 결합하면 훨씬 더 강력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
“… 하와이의 철인3종경기는 극한의 온도와 극심한 조건 아래서 여러 시간 동안 단조로움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선수는 환각을 일으키기 딱 좋다. 영계와의 교류를 구하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통과의례와 아주 흡사하다. 나는 용암이 펼쳐진 들판에서 하와이 화산과 불의 여신인 펠레를 한 번 이상 보았다.” _61쪽

3장 몇 나노그램의 와인: 후각 환각
장면, 냄새, 소리가 정상적으로 입력되지 않을 때 감각계의 민감성이 높아진다고 해서 이를 축복으로 여길 수만은 없다. 장면, 냄새, 소리의 환각으로, 즉 고리타분하지만 여전히 쓸모 있는 용어로 바꿔 말하자면, 환시phantopsia, 환후phantosmia, 환청phantacusis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각을 상실한 사람들 중 10∼20퍼센트가 샤를보네증후군을 겪는 것처럼, 후각을 상실한 사람들 중에서도 그와 비슷한 비율이 후각 환각을 경험한다. 어떤 경우에는 부비동염이나 두부 손상에 뒤이어 환취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편두통, 간질, 파킨슨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나 그 밖의 질환과도 연관이 있다. _70쪽

그 환각은 대개 냄새를 나타내는 한 단어로 설명할 수가 없어요(어느 날, 저녁이 다 가도록 딜 피클 냄새가 났을 때는 예외였지만요). 하지만 여러 냄새가 뒤섞인 무엇이라고는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쇳내가 나는 볼펜식 탈취제, 달콤함과 씁쓸함이 가득 뒤섞인 케이크, 사흘 전부터 쓰레기 더미에 묻혀 있던 녹아내린 플라스틱). 나는 이런 식으로 냄새 환각에 이름을 붙이고 설명하는 것을 재미있는 놀이로 삼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2주 간격으로 하루에 몇 번씩 환각이 찾아오는 단계를 거쳤습니다. 몇 달 후 환각으로 경험하는 냄새의 가계도가 상당히 불어났고, 지금은 하루에 몇 번씩 환각에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때때로 새로운 냄새가 불쑥 나타났다가 다시는 찾아오지 않습니다. 환각의 경험은 그때그때 다릅니다. 어느 때에는 바로 코 밑에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강렬하지만 금방 사라지고, 또 어느 때에는 미세하고 오래가는데 때로는 거의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입니다. _73쪽

4장 헛것이 들리는 사람들
18세기까지 사람들은 환영처럼 목소리도 신이나 악마, 천사나 악령 같은 초자연적인 행위체에게서 나온다고 믿었다. 분명 목소리는 정신이상이나 히스테리의 목소리와 겹치기도 했겠지만, 대개는 목소리를 병리학적으로 보지 않았다. 목소리가 두드러지지 않고 사적인 차원에 머문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그저 인간 본성의 일부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18세기 중반 무렵에 새로운 세속 철학이 출현하면서 계몽운동을 주도하는 철학자들과 과학자들 사이에 세력을 넓혔고, 시각 환각과 환청은 생리학적 기초를 얻으면서 뇌의 몇몇 중추들이 과도하게 활성화한 결과로 여겨지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영감’이라는 낭만적인 개념도 통했다. 예술가, 특히 작가는 스스로, 혹은 남들이 보기에는 초월적인 음성의 기록자 내지 필기자였고, 때로는 (릴케처럼) 목소리가 말하는 것을 듣기 위해 몇 년을 기다리기도 했다. _86∼87쪽

어쩌면 보통 사람에게는 생리적 울타리나 억제 과정이 있어, 내면의 목소리를 외부의 소리로 ‘듣지’ 못하게 막아주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듣는 사람들에게는 울타리가 어떤 이유에서든 망가지거나 발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를 거꾸로 뒤집어, 왜 대부분의 사람은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지를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 줄리언 제인스는 …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모든 인간이 목소리를 들었다고 추측했다. 그 목소리는 내면에서, 즉 뇌의 우반구에서 생성되어 (좌반구에 의해) 지각되었고 사람들은 이를 신과의 직접적인 대화로 간주했다. 기원전 1000년경 어느 시점에 근대적 의식이 출현하자 목소리는 내면화되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자신의 소리로 인식하게 되었다. _91쪽

5장 파킨슨증이 불러일으키는 지각오인
나는 심각한 파킨슨증을 앓고 있는 80명의 뇌염후증후군 환자들을 여러 해 동안 진료했고, 그들의 증세를 《깨어남》에서 묘사했다. 그들 중 많은 사람이 파킨슨증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그들이 (엘도파의 효과로 움직이고 말을 할 수 있게 된 후) 건강을 회복하게 되자, 나는 그들 중 약 3분의 1로 추정되는 환자가 엘도파가 나오기 전에도 이미 여러 해 동안 시각 환각을 경험했음을 알게 되었다. 환각들은 대체로 친근하고 사교적이었다. 나는 왜 그들이 환각을 경험하는지 확실히 알지 못했지만, 어쩌면 고립과 사회적 박탈, 그들이 품고 있는 세상에 대한 갈망과 관계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그들의 환각은 가상의 현실(즉, 빼앗겨버린 진짜 세계의 자리를 메우는 환각적 대체물)을 제공하려는 시도인지도 모른다. _120쪽

거티 C.는 엘도파를 복용하기 전에 수십 년 동안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환각증을 겪었다. 햇볕이 내리쬐는 초원에 누워 있거나 유년의 고향 근처에 있는 샛강에 둥둥 떠 있는 목가적인 환각이었다. 그런데 엘도파를 복용하자 변화가 찾아왔다. 그녀의 환각은 사회적이고 때로는 성적인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 문제를 나에게 말하면서, 근심스럽게 덧붙였다. “나처럼 아무 희망이 없는 노인에게서 그렇게 친근한 환각을 빼앗아 가면 안 되죠!” _120쪽

6장 변성 상태
헉슬리가 묘사한 천국과 지옥은 차치하고라도, 사물, 장소, 인물, 얼굴 같은 복합 환각을 경험하는 사람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복합 환각을 일으키는 별도의 기초가 뇌에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나를 지배했고, 동시에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환각제라는 것이 무엇인지 절대 알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
시작은 마리화나였다. 당시 내가 살던 토팡가캐년의 한 친구에게 같이하자고 제안했다. 나는 두 모금을 빨았고, 그다음에 일어난 일 때문에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꼼짝하지 못했다. 손을 보고 있었는데, 손이 점점 커지면서 내 시야를 가득 채웠고 그와 동시에 나에게서 멀어져갔다. 결국 손은 우주를 가로질러 몇 광년 또는 몇 파섹 밖으로 늘어났다. 여전히 살아 있는 사람의 손처럼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우주의 손이 마치 신의 손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나의 첫 번째 마리화나 경험은 신경학적인 동시에 신적인 특징을 띠었다. _141∼142쪽

나는 오래전부터 ‘진짜’ 남색을 보고 싶었고, 혹시 약을 하면 그 색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1964년 어느 화창한 토요일, 나는 암페타민(전반적인 각성을 위해), LSD(환각의 강도를 위해), 약간의 마리화나(약간의 섬망을 추가하기 위해)를 기초로 약리학적 발사대를 만들었다. 약을 먹고 20분쯤 지났을 때 나는 흰 벽을 마주 보고 이렇게 외쳤다. “난 남색을 보고 싶어, 지금 당장!” 그러자 거대한 붓으로 찍어놓은 듯, 더없이 순수한 남색이 아주 크고, 바르르 떨리고, 배梨의 형태를 닮은 얼룩으로 나타났다. 빛을 발하는 초자연적인 색 앞에서 나는 황홀감에 빠졌다. 그것은 천상의 색이었고, 내 생각에는 지오토가 평생 구사하려고 애쓰고도 지상에서는 볼 수 없는 천상의 색이기 때문에 결국 얻어내지 못한 색이었다. _146쪽

7장 무늬: 시각적 편두통
나는 평생 편두통을 앓았다. 내 기억으로 첫 발병은 세 살인가 네 살 때였다. 마당에서 놀고 있을 때 갑자기 왼쪽에 일렁이는 빛이 나타났다. 눈이 부셨다. 빛은 넓게 커지더니 지상에서 하늘로 뻗어나가서 엄청나게 큰 번갯불을 이루었다. 날카롭고 번쩍이는 지그재그 꼴의 테두리와 빛나는 파란색과 오렌지색이 보였다. 그런 뒤 밝은 면 뒤에서 검은색이 나타나 점점 커지며 시야에 구멍을 냈고, 곧 왼쪽으로는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무서웠다. 무슨 일일까? 시력은 몇 분 후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내 생애에서 가장 긴 몇 분이었다. _161쪽

편두통 전조를 겪을 때 영향을 받는 것은 시각적 세계뿐만이 아니다. 신체상(자신의 신체에 대한 느낌―옮긴이)에도 환각이 일어나서 키가 커졌거나 작아졌다는 느낌, 한쪽 팔이나 다리가 줄어들었거나 거대하게 늘어났다는 느낌, 몸이 비스듬히 기울었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루이스 캐럴은 전형적인 편두통을 앓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캐로 W. 리프먼을 비롯한 몇몇 학자들은 캐럴의 편두통 경험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크기와 형태의 낯선 변형을 자극했을지도 모른다고 시사했다. _165쪽

8장 ‘신성한’ 질환
도스토옙스키에게 무아경 전조는 항상 궁극적 진리, 신의 직접적이고 확실한 지식의 계시로 여겨졌는데, 이에 더하여 창작력이 가장 왕성했던 말년의 전 기간에 걸쳐 그의 성격에 두드러진 변화가 일어났다. 프랑스 신경학자인 테오필 알라주아닌은 도스토옙스키의 초기 사실주의 작품과 말년에 쓴 위대한 신비주의적 소설을 비교해보면 변화가 분명히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알라주아닌은 이렇게 썼다. “간질은 도스토옙스키라는 사람의 내면에 ‘이중적 인간’을 창조했다. … 합리주의적 존재와 신비주의적 존재. 두 존재는 매 순간 엎치락뒤치락 했지만 … 신비주의적 존재가 점점 더 우위를 점해갔던 것으로 보인다.” _200쪽

윌리엄 제임스가 주시한 것처럼 한 사람의 강렬하고 정열적인 종교적 확신은 수천 명을 뒤흔들 수 있다. 잔다르크의 생애가 그 예를 보여준다. 거의 600년 동안 사람들은 정식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농부의 딸이 어떻게 사명감을 느끼고 수천 명의 사람들을 움직여서 프랑스에서 영국군을 몰아내게 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신의 (또는 악마의) 영감을 주장하는 최초의 가설은 정신의학적 진단과 신경과학적 진단이 경쟁하는 사이에 의학적 가설에 의해 밀려났다. 대부분의 증거는 그녀의 재판(그리고 20년 후 이루어진 그녀의 ‘복권’) 과정을 기록한 사본과 당대 사람들의 회고록에서 나온다. 결정적인 증거는 전무하지만, 그 기록은 적어도 잔다르크가 무아경 전조를 수반하는 측두엽 간질을 앓았을지도 모른다고 암시한다. _203쪽

9장 반쪽 시야를 차지한 환각

자신의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고 그녀가 물었다. 다른 것들은 그렇다 쳐도 왜 이상하고 때로는 악몽 같은 기괴한 얼굴들이 나타날까요? 그런 환각은 얼마나 깊은 곳에서 생겨나나요? … 내가 정신병에 걸렸나요? 미쳐가고 있나요?
나는 그녀에게, 수술 후 한쪽 시력에 장애가 온 탓에 시각 경로의 상위 부위, 즉 인물과 얼굴을 인지하는 측두엽의 활성이 고조되었고 두정엽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그것은 신경학적인 얼굴이지 정신병의 얼굴은 아니었다.
엘런은 주기적으로 나에게 편지를 보내어 정보를 업데이트했고, 처음 방문한 후 6년이 되었을 때 이렇게 썼다. “시각 장애가 완전히 회복되었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어요. 그보다는 장애와 더 조화롭게 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는 있어요. 환각들은 훨씬 작아졌지만 아직도 눈앞에 있습니다. 주로 색채가 풍부한 구체가 항상 보이지만, 그것 때문에 특별히 괴롭진 않아요.” _213쪽

그녀는 뇌의 시각 영역 한쪽에 경미한 뇌졸중이 일어났음을 알고 있었다. 또한 환각이 뇌졸중 때문에 발생했고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리라고 믿었기 때문에 자신이 미쳐가고 있다고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 한 순간도 환각이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시각 상과 얼마나 다른지 관찰했다. 환각은 훨씬 더 세밀하고, 색이 더 밝고, 대부분 그녀의 생각이나 감정과는 무관했다. 그녀는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면서 환각이 발생하는 동안 꼼꼼히 기록하고 그림으로 나타내려 노력했다. 그녀와 손녀는 왜 그녀의 환각에 구체적인 상이 출현하는지, 그 상이 어느 정도까지 실제 경험을 반영하는지, 직접적인 환경이 그 상을 얼마나 자극하는지 궁금해했다. … 영리하고 호기심이 많은 노부인이 침착하고 신중하게 자신의 환각을 관찰하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신경과 의사가 물어볼 만한 질문을 스스로 떠올렸다는 사실에 나는 강한 인상을 받았으며 감동을 느꼈다. _220쪽

10장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
리처드는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사람답게 놀라운 광경을 보기 시작했고, “문학의 가장행렬”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의사, 간호사, 병원 직원이 19세기 문학의 등장인물처럼 차려입고 가장행렬을 연습하고 있었다. … “배우들”은 그들끼리 자유롭게 이야기했고 리처드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행렬은 병원 안의 몇 개 층에서 동시에 진행되었고, 그는 전체 행렬을 볼 수 있었다. 바닥이 투명해서 전 층의 공연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예행연습을 하는 사람들은 그에게 의견을 물었고, 그는 행렬이 아주 매력적으로 영리하게 잘 구성되었고 매우 흥겹다고 말해주었다. 그로부터 6년 후, 그는 내게 그때의 일을 회상하기만 해도 즐겁다고 말하며 빙긋이 웃었다. “큰 특권을 누린 시간이었죠.” _240∼241쪽

11장 수면의 문턱에서
평온하게 잠을 잤고 아주 정상적인 꿈을 꾼 것 같은데, 깨어나는 순간 깜짝 놀랍니다. 내 앞에 할리우드에서도 만들어낼 수 없을 것 같은 괴물이 버티고 있습니다. 환각은 약 10초 후 서서히 사라지고, 환각이 보이는 동안 몸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사실 그냥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공중으로 1피트 정도 펄쩍 뛰어오르며 비명을 지릅니다. … 환각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젠 하룻밤에 네 번 정도 나타나죠. 잠자리에 들기가 겁이 날 지경입니다. _261쪽

최근에 나는 놀랍고 다소 감동적인 시각 환각을 경험했다. 돌이켜보면 무슨 꿈을 꾸고 있었는지, 혹은 꿈을 꾸기나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잠에서 깨어보니 턱수염이 까맣고 소심하다기보다 싱글거리며 미소를 짓고 있는 마흔 살의 내 얼굴이 보였다. 얼굴은 약 2피트 정도 떨어져 있었고 실물 크기였으며, 선명하지 않은 파스텔색으로 희미하게 공중에 떠 있었다. 그리고 호기심과 애정이 담긴 눈으로 나를 보는 듯하다가 5초쯤 지나자 흐릿해지며 사라졌다. 환각은 내가 젊은 시절의 나와 이어져 있다는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_263∼264쪽

12장 기면증과 몽마夢魔
침대에 누워서 자세를 몇 번 뒤척이다가 결국 얼굴을 묻고 누웠어요. 즉시 몸이 점점 마비되는 느낌이 들더군요. 나는 자신을 ‘끄집어내려’ 했지만, 이미 마비 상태에 너무 깊이 들어가버렸어요. 마치 누군가가 내 등에 올라타고 앉아서 나를 매트리스 속으로 더 깊이 짓누르는 것 같았답니다. … 등에 가해지는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는 바람에 꼼짝도 할 수 없었어요. [그런 뒤] 그것이 내 등에서 내려와 내 옆에 눕더군요. … 내 옆에 누워서 숨을 쉬고 있는 것이 느껴졌어요. 나는 너무 무서웠고 환상이 아닌 진짜인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죠. … 계속 깨어 있었기 때문에 그 시간은 영원 같았지만 간신히 용기를 내서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어요. _277쪽

악몽, ‘nightmare’의 ‘mare’는 원래 잠자는 사람의 가슴을 눌러 숨을 막는 마녀를 가리켰다(뉴펀들랜드에서는 그녀를 ‘마녀 할망구Old Hag’라고 불렀다). 어니스트 존스는 <악몽에 관하여On the Nightmare>라는 연구논문에서, 악몽은 당사자가 항상 (때때로 가슴에 걸터앉은) 무서운 존재를 감지하고, 호흡 곤란을 겪고, 완전한 마비 상태를 자각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꿈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악몽’이라는 말은 나쁜 꿈이나 불안한 꿈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곤 하지만 진정한 악몽은 완전히 다른 질서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데, 체인은 이를 “불길한 초자연성”이라고 표현했다. _280쪽

13장 귀신에 붙들린 마음
남편은 30년 전,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어요. 그때 나의 아들은 아홉 살이었죠. 부자는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서 함께 달리기를 했어요. 남편이 죽은 후 몇 달이 지났을 때, 아들이 나에게 와서는 가끔 아버지가 (평소에 입고 달리던) 노란 반바지를 입고 집 앞을 달리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하더군요. 그때 우리는 유족 위로 상담을 받고 있었어요. 내가 아들의 경험을 설명하자, 상담원은 슬픔에 대한 신경학적 반응으로 환각이 보이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 말에 우리는 안심했고, 나는 지금도 노란색 반바지를 보관하고 있답니다. _289∼290쪽

인생의 반대편에는 죽을 때나 죽음을 예감할 때 방문하는 특별한 환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양로원과 요양원에서 일하는 동안, 의식이 맑고 정신이 멀쩡한 환자들이 죽음이 임박했음을 느낄 때 환각을 경험하곤 한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뭉클함을 느끼곤 한다.
로잘리는 내가 샤를보네증후군에 관한 장에서 묘사한 아주 연로한 시각장애인 할머니였다. 그녀가 병상에 누워서 곧 죽으리라고 생각했을 때, 그녀의 어머니가 환영으로 나타났고 천국에서 그녀를 맞이하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환각은 성격상 로잘리가 평소에 겪은 샤를보네증후군 환각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번에는 다감각적이었고, 개인적이었으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고,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흠뻑 스며들어 있었다. … 내가 아는 바로는 다른 환자들, 즉 샤를보네증후군이나 그 밖의 특별한 질환이 환각을 유발하지 않는 환자들도 그와 비슷한 임종 환각을 겪는다. 그러한 환각은 그들의 일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인 셈이다. _310쪽

14장 도플갱어: 나를 보는 환각

그러나 희열은 공포와 담합하기도 한다. 나의 친구인 피터 S.가 이 사실을 깨달은 것은 환각을 동반한 수면마비를 한 번 겪은 뒤였다. 그는 자신의 몸에서 벗어났고, 고개를 돌려 자신의 몸을 힐끗 본 뒤 하늘 높이 솟구쳤다. 그는 육체의 한계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에 엄청난 자유와 기쁨을 느꼈고, 온 우주를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두려움도 밀려왔고, 두려움은 공포로 바뀌었다. 지상으로 내려가서 자신의 몸과 재결합하지 못하고 무한한 공간에서 영원히 헤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유체이탈 체험은 발작이나 편두통을 겪는 과정에서 뇌의 특정한 영역이 자극을 받으면 발생할 뿐 아니라, 피질에 전기 자극을 가해도 발생한다. 또한 약물 경험으로나 스스로 유발한 황홀경 상태에서도 발생한다. 유체이탈 체험은 심장마비나 부정맥, 다량의 출혈이나 쇼크로 뇌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_314쪽

15장 환상, 환영, 감각 유령
팔다리를 잃은 사람은 (의수족 없이도) 자신의 환상지로 대단히 절묘하고 세련된 일을 할 수 있다. 젊은 학생 시절 에르나 오텐은 뛰어난 피아니스트로서 위대한 파울 비트겐슈타인의 제자였다. 비트겐슈타인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오른팔을 잃었지만 왼손으로 연주를 계속했다(그리고 많은 작곡가에게 왼손을 위한 음악을 써 달라고 의뢰했다). 하지만 제자들을 가르칠 때에는 어떤 의미에서 양손으로 가르쳤다. …
“나는 새로운 곡의 핑거링을 연습할 때마다 그의 오른팔 토막이 얼마나 관여하는지 여러 번 봤습니다. 그는 나에게 오른손의 모든 손가락을 느끼고 있으니, 자신의 핑거링 선택을 믿어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습니다. 때때로 내가 조용히 앉아 있는 동안 그는 눈을 감고 토막 난 팔을 끊임없이 열정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그건 그가 팔을 잃고 나서도 여러 해가 지난 때였습니다.” _340∼341쪽

왼쪽이나 오른쪽에, 혹은 바로 뒤에 누군가 있다는 느낌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는 단지 애매한 느낌이 아니라 뚜렷한 감각이다. 숨어 있는 인물을 찾으려고 몸을 홱 돌려보기도 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 그러한 감각은 혼자, 어둠 속에, 낯선 환경에서, 과민 반응 상태에 있을 때 더 자주 발생한다. 그리고 산악인과 극지 탐험가 사이에는 잘 알려져 있다. 광대하고 위험한 지형, 고립 상태와 체력 고갈(그리고 산이라면 희박한 산소)이 그런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데 일조한다. 존재감, 보이지 않는 동행자, “제3의 사나이”, 그림자 인간 등 무엇이라 부르든, 그는 우리를 잘 알고 있고, 호의적이든 악의적이든 명확한 의도를 갖고 있다. … ‘누군가 있다’는 느낌은 여러 형태의 불안, 다양한 약물, 정신분열병이 유발하는 과도 각성 상태에서 더 자주 발생하지만, 신경학적 질환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_350쪽





환각에 대한 거의 백과사전적 설명과 덤으로 자신의 마약 경험까지.
madwife 2013-08-17 공감 (2) 댓글 (0)
Thanks to
공감




우리의 감각이 고장났을 때 얼마나 신기하고 무서운 경험을 하게 되는지 보여준다. 그 신비로운 경험들이 과학과 의학으로 규명될 수 있었다는 건 또다른 경이임에 분명하다. 환자들과 의사들의 용기에 박수를.
Bookbuff 2020-01-27 공감 (1) 댓글 (0)
Thanks to
공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농구 2015-09-30 공감 (0) 댓글 (0)
Thanks to
공감




뇌의 기능적 서술은 적지만 환각에 대한 고찰과 풍부한 사례들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짐. 아쉬운 점이라면 색스의 책은 대부분 전작들과 연관이 있기에 몇몇 사례가 반복 언급됨. 뇌를 이해하는 건 나를 이해하는 것과 같으니 한 번 읽어보세요. 근데 표지와 종이 품질이 가격에 비해 전반적으로 별로임.
구루구루 2018-03-07 공감 (0) 댓글 (0)
Thanks to
공감




환각의 증상이 이렇게 광범위하고 다양한 줄이야. 심령현상, 유체이탈, 도플갱어 등 신비현상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이 흥미진진합니다. 나도 한번 무아지경의 환각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나쁜 책
바라리 2017-08-23 공감 (0) 댓글 (0)
Thanks to
공감


더보기




마이리뷰
구매자 (4)
전체 (10)
리뷰쓰기
공감순




환각은 신체 및 신경계를 들여다보는 문이다


환각은 신체 및 신경계를 들여다보는 문이다

- 올리버 색스의《환각》(2013)


올리버 색스가 지난 2015년 8월 30일에 83세의 나이로 사망한 지 6년이 다 되어 간다. 신경과 의사이자 저술가였던 그는 젊은 시절부터 다양한 환각 증상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심지어 약물을 직접 체험하여 증상을 기록하거나, 환자의 소견을 면밀히 듣고 기록했다. 오늘 읽은 《환각》은 색스가 여든이 다된 시기에 집필하여 80세가 되던 2012년에 출간한 책이다. 1958년에 그가 의사자격을 취득하고 신경학자가 되었으므로, 의사가 된 지 54년이 지난 시점에 출간한 책이다. 내 나이보다 더 긴 시간을 오로지 이 분야에 종사하면서 환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며 공부한 결과를 정리한 책이다. 책을 덮은 후 이런 정황을 생각해보니 더 숙연해지는 느낌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성인기 전체가 오롯이 담겨 있는 결과물이었다.


이번 《환각》은 꽤나 더디게 읽었다. 환각과 관련한 개념 및 용어가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환각(hallucination)'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거나 듣는 현상을 말한다.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환각 증상 중에서 내가 경험한 것으로 보이는 증상은 ‘죄수의 시네마’라고 알려진 감각 박탈 현상, 귀울림/이명, 몇 가지 편두통 전조 증상(안내 섬광, 요새 무늬와 같은 것), 부분(초점) 발작, 입면 환각(잠이 들 때 무늬와 형체가 만화경처럼 끊임없이 변하는 환각), 수면마비 정도다. 물론 문외한인 내가 책에 소개된 증상만으로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환각은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신체 증상들이었다.


구정 연휴 전에 갑작스럽게 대상포진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 대상포진이라는 녀석은 어렸을 때 몸에 들어왔던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건강상의 균형이 깨지는 경우, 이를 테면 피로가 쌓였을 때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이러한 단순포진 바이러스가 후각 신경을 포함한 신경을 공격할 때 환각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바이러스가 신경에 손상을 입히거나 자극하면서, 예를 들어 후각 환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었다. 나는 매우 둔한 편이라 대상포진을 겪기 직전에 전조 증상으로 특정한 냄새 환각을 경험했는지 잘 모르겠다. 특별히 불쾌한 냄새를 맡은 기억이 없다. 따라서 이 바이러스가 내 후각신경에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다. 중요한 점은 환각이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흔히 간질로 알려진 뇌전증에 관한 설명이었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이상을 일으키고 과도한 흥분 상태를 유발하여 나타난다고 한다. 특히 이로부터 나타난 의식 소실, 발작, 행동 변화 등과 같은 뇌 기능의 일시적 마비 증상은 만성적, 반복적으로 뇌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하면 뇌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방전이 갑자기 발생하여 일시적으로 뇌 기능에 마비가 오는 상황이다.




우리는 역사상 여러 위인들이 ‘간질’을 겪었다고 알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다. 색스에 따르면, 그는 ‘무아경 발작’을 겪었다. 이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고통과 두려움만 맞는 것이 아니라 황홀감과 같은 초월적 기쁨을 공통적으로 느낀다고 한다. 한 가지 주목한 곳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서 역자가 “도스토옙스키는 ‘시베리아 유형 시절, 어느 부활절 밤’ 최초의 간질 발작이 있었다는 다분히 ‘시적인’ 술회를 남겼다.”(문학동네, 2020, 제2권 446)라고 소개한 부분이다. 역자는 도스토옙스키가 최초로 간질 발작을 경험한 시점이 총살형 직전에 살아나 수감된 시베리아부터라고 언급했다.




반면 색스는 《환각》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최초 발작 시기를 다르게 이야기한다. 그는 “도스토옙스키의 발작은 유년기에 시작되었지만, 시베리아 유형지에서 돌아온 후 40대에 들어서야 빈번해졌다.”(198)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니까 도스토옙스키의 간질 발작이 이미 유년기에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도스토옙스키)의 친구인 소피아 코발레프스키가 《유년의 기억 Childhood Recollections》에서 쓴 것처럼, 최초의 발작은 어느 부활절 전야에 일어났다(알라주아닌은 도스토옙스키의 간질에 관한 논문에 이 책을 인용했다)."(198-199)라고 덧붙이고 있다. 이 부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도스토옙스키의 간질 발작을 최초로 유발한 원인이 총살형의 공포로 인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지, 아니면 유년기의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를 구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색스의 설명이 옳다면, 도스토옙스키의 간질 발작이 총살형의 공포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오류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물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이 문제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 번역자의 해설에는 올리버 색스가 제시한 두 가지 사실이 뒤섞여 버린 것 같다. 그러니까 번역자는 도스토옙스키가 유년 시절 어느 부활절 전야에 최초로 경험했던 간질 발작에 관한 언급과 시베리아 유형 시절에 본격적으로 겪기 시작한 발작 사례를 섞어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시 정리하면 색스가 진술한 부분이 옳을 경우, 《죄와 벌》(문학동네, 2020)의 번역자는 도스토옙스키가 최초로 발작을 겪은 시기를 총살형 집행 경험 이후 시베리아 감옥에 수감된 기간 중으로 오해한 듯하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도스토옙스키의 간질 발작에 영향을 준 것이 총살형의 공포인지, 아닌지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달리 이야기하면 도스토옙스키의 간질 발작이 생물학적/유전적 원인인지 아니면 심리적/문화적 경험이 원인인지, 혹은 어느 쪽이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판단하는데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색스의 서술이 옳다면 도스토옙스키의 간질 발작은 총살형의 공포로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니다. 아마 유형지에서 경험한 발작에는 영향을 주었을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는 이미 어렸을 때에 발작을 경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생물학적인 원인 혹은 어렸을 때의 어떤 심리적/문화적 경험이 원인이 되었으리라 짐작해볼 수 있다. 이 부분은 번역자 혹은 출판사에서 사실관계를 다시 검토하셨으면 하는 부분이다.




도스토옙스키의 뇌전증과 관련하여 또 한 가지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신경학자 게슈빈트의 논문 내용이었다. 그는 도스토옙스키의 성격을 논문에 이렇게 묘사했다. “도덕성과 예의 바른 행동에 점점 집착하고 몰두한 점, ‘사소한 논쟁에 말려드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진 점, 유머의 부족함, 상대적으로 성에 무관심한 점, 그리고 높은 도덕적 어조와 진지함을 유지하면서도 ‘사소한 모욕에 쉽게 화를 낸 점’”(200). 게슈빈트는 이 증상을 ‘발작 휴지기 성격 증후군’이라고 언급했는데(현재는 게슈빈트증후군으로 알려짐), 이 증후군을 겪는 환자들은 종교에 대단히 열중하고, 때로는 강박적으로 글쓰기 혹은 강한 예술적 열정을 보인다고 한다. 색스는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이 증상을 보고 떠오른 사람은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다. 그 역시 간질을 앓았다. 또 고흐에 관한 영화, 그가 남긴 편지와 관련 서적에 기록된 고흐의 행동을 떠올려보면, 그 역시 종교에 대한 열정, 강박적인 예술적 열정과 사소한 모욕에 쉽게 화를 내는 행동을 보였다. 색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무아경 환각’을 수반한 증상은 측두엽 발작 초점의 활성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측두엽 부위의 특정 부위에서 과도한 흥분 상태를 보인다는 말이다.




《환각》에는 환각 증상과 관련한 다양한 증세와 관련 설명이 나온다. 한 가지 더 예를 들면 ‘섬망’이 기억난다. 이 증상은 “고열을 수반한 감염병 또는 신부전, 피질환, 당뇨 조절 실패 같은 문제들로 인해 의식이 요동치는 상태”(227)를 말한다. 이 섬망을 겪는 경우 대개는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는 징후라고 한다. 색스는 마이클이라는 사람의 사례를 소개했는데, 그는 중증 간염으로 간에 손상과 경변이 있었다. 따라서 그의 신체는 단백질 소화 과정 및 부산물의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마이클은 색스의 경고를 무시하고 치즈를 권고량보다 많이 섭취했다. 그 결과 그는 ‘꿈을 꾸듯 불안정하고 무의식적인 운동’을 경험했다. 단백질 소화 과정에서 나오는 성분들이 뇌신경을 중독시켜 섬망 증상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올리버 색스가 소개하는 다양한 환각 증상은 섬망처럼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경우 경험하기도 하지만, ‘입면 환각’과 같이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환각 증상이 있다. 특히 색스는 편두통과 같은 여러 신체 징후와 이를 통한 환각 증상을 몸의 신경계를 보여주는 문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또 문외한인 내가 혼동할 수 있는 꿈과 환각은 엄연히 다르다고 덧붙인다. 그의 관점에서 환각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인데, 여러 가지 감각 신호를 처리하는 뇌의 기능을 살펴볼 수 있는 실마리를 주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색스는 신체가 드러내는 여러 징후가 신경생리학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신체가 사회적·문화적으로 상호작용한 결과라는 사실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던 것이다.




색스는 이 책을 집필하던 시기에 자신이 경험한 ‘출면 환각’ 경험을 이야기했다. 출면 환각은 잠이 깨면서 겪을 수 있는 시각 환각이다. “잠에서 깨어보니 턱수염이 까맣고 소심하다기보다 싱글거리며 미소를 짓고 있는 마흔 살의 내 얼굴이 보였다. (...) 선명하지 않은 파스텔색으로 희미하게 공중에 떠 있었다.”(263) 여든 살에 가까운 저자가 잠에서 깨어보니 마흔 살 즈음인 자신의 모습을 환각으로 마주한 것이다. 그는 이 ‘출면 환각’ 경험에서 40년의 세월을 건너뛴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두려움을 느끼기보다 오히려 감동을 느꼈다고 했다. 나는 ‘출면 환각’을 경험한 적은 없지만, 여든의 나이에도 여전히 자신의 신체가 드러내는 증상에 대해 호기심을 느끼는 저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편두통을 앓았고, 이 증세가 신경계를 보여주는 창으로 여기게 되면서 신경과 전문의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문외한인 나는 그와 같은 관심사를 신체의 신비를 파악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몸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몸에 드러난 증상은 나의 신경계를 비롯한 신체 현상의 보편 원리와 자연의 원리를 몸소 보여주는 기회였다.




《환각》을 읽고 좋은 점 한 가지를 더 들 수 있겠다. 그건 문학작품에서 유령/환영 혹은 환각에 관련한 장면이 나올 때, 인물에 관한 심리적 문화적 배경을 한 층 더 깊이 짐작해볼 수 있는 실마리를 얻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일리아드》, 《오디세이》, 《성경》에 등장하는 환영과 환청 사례에 다른 맥락을 가지고 주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그리고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에드거 앨런 포, 드 모파상과 같은 작가들의 작품과 만나게 될 때, 색스의 아이 같은 호기심을 떠올리면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1] "암페타민이 주는 김빠진 조증과는 달리, 책을 쓰면서 얻은 기쁨은 진짜였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실질적이었다. 나는 다시는 암페타민을 먹지 않았다." (158)




[2] "나는 자신의 편두통 경험을 일종의 자동적인(그리고 운이 좋게도 거꾸로 복기할 수 있는) 자연의 실험, 신경계를 보여주는 창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신경과 전문의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중요한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169)




[3] "편두통의 기하학적 환각은 신경계 기능의 보편 원리뿐 아니라 자연 자체의 보편 원리를 몸소 경험하게 해준다." (172)




[4] "발작이 다른 형태의 의식, 다른 시공간,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문 역할을 한다고 느낀다." (185)




[5] "지금은 기억이 프루스트의 식료품실에 진열되어 있는 절임과일 병처럼 고정되거나 동결된 것이 아니라, 회상이라는 행위를 할 때마다 변형, 해체, 재조합, 재분류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197)




[6] "상기는 고정되어 있고 죽어 있는 파편의 흔적들을 다시 자극하는 것이 아니다. 상기는 조직화된 과거의 반응이나 경험의 살아 있는 덩어리 전체와 우리의 태도가 맺고 있는 관계로부터 형성되는 상상력이 가미된 재구성 또는 구성이다. (...) 그러므로 상기는 사실 거의 정확하지 않다." (197)




[7] "입면 환각은 눈을 감은 상태에서나 어둠 속에서 보이고, 가상의 공간에서 조용히, 쏜살같이 지나가며, 대개 물리적으로 방 안에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반면 출면 환각은 눈을 뜬 상태에서 밝은 조명에서 나타나고, 외부 공간에 투사되는 경우가 많으며, 완전히 입체적이고 실제적으로 느껴진다." (260)




[8] "유령, 죽은 자의 돌아온 망령을 보는 환각은 특히 폭력적인 죽음 및 죄의식과 관계가 있다. 유령 출몰과 환각에 관한 이야기는 모든 문화의 신화와 문학에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286)




[9] "애도 과정에서 환각이 나타나는 것은 정상이며 유족에게는 도움이 된다." (290)
- 웨일스의 일반의 W.D. 리스의 말.




[10] "드 모파상은 소설을 쓸 때 자신의 분신, 즉 자기 환각의 상을 보았다고 한다. (...) 드 모파상은 당시 신경매독을 앓았고, 병이 악화됐을 때에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도 알아보지 못하고서 거울 속의 자신에게 인사하며 고개를 숙이고 악수까지 하려 했다고 전한다." (327)




[11] "뇌의 신체 표상은 서로 다른 감각들의 입력 정보를 간단히 휘젓기만 해도 깜빡 속아 넘어가기 일쑤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330)



- 접기
초란공 2022-02-04 공감(20) 댓글(7)
Thanks to
공감



두번째 읽은 올리버 색스의 책

올리버 색스 -20170804
최낙언 감각 환각 착각을 보며 이 책이 많이 언급되서 보고 싶었다. 그 전에 훨씬 이전에 나온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도 읽긴 했지만 이게 2012년의 비교적 근작이어서...
시각 환시의 대표 사례인 샤를 보네 증후군, 감각 박탈 후 겪는 환각, 흔하지는 않지만 독특한 후각 환각, 환청(정신분열증과는 구분되는), 파킨슨증 환자의 지각 오인, 변성 상태-로 적어 놓고 실제로 자신의 약물 중독 체험담, 엘에스디, 암페타민, 이것저것 골고루 의존하다가 느낀 환각 무용담(나는 사실 지적으로 뇌과학적 신경학적으로 호기심이 넘쳤을 뿐이야, 글쓰기의 재미를 환각상태에서 어떤 책을 감명 깊게 읽고 그가 글 쓴 맥락을 따라가다 느끼고 나서는 암페타민 끊었어 ㅋㅋ라는 엄청난 합리화와 자기방어가 돋보인다.), 편두통 전조로서 나타나는 무늬, 신성한 질환 같이 환각을 수반하는 간질 발작, 반쪽 시야 환각, 섬망(헛소리를 하는 사람들 로 되어 있는데 님포매니악에서 주인공 아버지의 임종 직전 모습이 딱 섬망에 대해 엄청 생생하게 그렸달까..), 잠들락 말락 깰락 말락 할 때 느끼는 입면, 출면 환각, 갑자기 잠들어버리는 기면증이나 가위눌리는 것 같은 수면마비(렘수면 상태에서 갑자기 깨면 나타난다 함), 슬픔으로 나타나는 유령 환각, 임사 체험이나 유체이탈 같은 도플갱어 환각, 전에 어느 수업이지 약과 건강인가 거기에서 엄청 인상 깊게 다룬 유령통증, 여기서는 환상지라고 하는 감각..(환상지가 오히려 의수 의족 사용을 하기 위해서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다양한 감각과 감각의 오인, 뇌의 작용 또는 역작용으로 인한 독특한 체험들을 다수 소개하고 있다. 참 재미있는 작가이다. 한편으로는 환각이 미술, 음악, 문학, 영화에서 엄청나게 많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예술의 근원이 우리의 뇌가 맛이 간 것을 보고 느끼는 이상함, 황홀감, 아름답다고 느끼는 마음이라고 하면 뭔가 허탈하기도 하지만 나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들도 재미있는 것 같다.

끝.
- 접기
반유행열반인 2020-03-07 공감(15) 댓글(4)
Thanks to
공감



환각



그 길은 폭이 약 4M정도 되는 좁은 길로 차 한대가 지나가면 길옆으로 비켜주던가 아주 조심스럽게 스쳐 지나가야만 하는 길이다. 그 길 옆에는 공장이 하나 있는데 전형적인 가건물 스타일로 프리페브로 지어진 건축물이지만 몇 년 동안 다니면서 지붕까지 신경 쓰면서 다녀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돌아 오는 길에 멀리서 그 공장 쪽을 바라보았는데 그 공장이 있는 쪽에 콘크리트펌프 차가 붐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나는 생각하길 저 좁은 골목에 콘크리트펌프 차가 있으면 나는 어디로 돌아가야 하나 생각하고 다시 한번 그 쪽을 바라보았는데 그 콘크리트펌프 차의 붐은 보이지 않고 공장의 지붕 용마루가 보였다. 순간 나는 내가 착시현상을 겪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지붕의 용마루는 붉은 색으로 칠해져 있어 콘크리트펌프 차의 붐과 비슷한 색이었고 붐을 비스듬히 펼쳐 꺾은 모습과 비슷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분명 콘크리트펌프 차의 붐을 보았었고 잠시 고민했던 터여서 순간 그런 현상에 놀랐었다. 그것은 내게는 처음 있었던 착시현상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착시는 무의식의 작용이지만 언젠가의 나의 경험과 판단에 의하여 저장되었던 기억의 왜곡현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내게 착시현상의 동기라면 그 좁은 길을 다니면서 그런 길에 공사차량이라도 만나면 어떻게 하나하고 언젠가 고민했었던 적이 있었고, 고민의 이유는 그 길에서 가끔 레미콘 차량이나 대형화물차를 만나는 바람에 자전거에서 내려 비켜서있곤 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있는 중간에 내려 서있는 것은 하기 싫은 일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이렇게 착시현상을 합리화하려고 하는 것도 어쩌면 심리적 충격 없이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스스로 방어기제를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착시현상뿐 아니라 언제부터인가는 꿈을 꾸면서 꿈을 개조하기도 한다. 또는 꿈을 꾸면서 내가 지금 꿈을 꾸는 중이라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을 자각몽이라고 한단다.

그런데 이와 반대인 현상으로 꿈을 꾸고 있지만 꿈이라는 사실을 알지는 못하는 상태이면서도, 깨어 있는 상태인 것으로 인식하는 거짓각성이라는 증상도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대부분 꿈을 꾸는 중에 내가 꿈이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 깨어나는 적이 많다.




우리는 눈으로 보자 않는다. 뇌로 본다. 뇌에는 눈에서 눈으로 들어오는 입력정보를 분석하는 여러 장치들이 수십 개나 있다. 뇌의 뒤 쪽에, 후두엽에 위치한 1차 시각피질에서는 망막의 점을 피질 위에 일대일로 옮기는 매핑작업이 이루어진다. 시야에 들어온 빛, 형태, 방향, 위치가 표시되는 곳도 이곳이다. 눈에서 들어온 영상자극은 일종의 우회로를 거쳐 대뇌피질로 가는데, 이 때 일부는 뇌의 반대편으로 건너간다. 그래서 각 눈의 시야의 왼쪽 절반은 우뇌의 후두피질로, 오른쪽 절반은 좌뇌의 후두피질로 간다. 따라서 한쪽 후두엽에 손상이 오면(예를 들어 뇌졸중으로), 시야는 반대쪽 절반이 사라지거나 결함이 생긴다. 이를 반맹이라 한다.

<9장 반쪽 시야를 차지한 환각/209P>



착시를 깨어있는 상태에서 뇌가 착각을 하는 것이라면 잠을 자는 상태에서 뇌가 하는 작용을 꿈이라고 할 텐데 인간은 언제부터 꿈을 꾸게 된 것일까? 수 만년 전 혹은 어느 때부터 인류의 뇌가 발달하기 시작했던 즈음일까? 아니면 현생인류와 비슷한 뇌의 용량이 자리잡은 그 때부터 일까? 혹은 뇌의 역할이 다양해지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꿈을 꾸어온 것일까? 그렇게 어느 시기부터이든 간에 꿈을 기억하기 시작한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꿈에서 특별한 무엇을 보았는데 잠에서 깬 후에도 기억에 남아 있어서 그것을 꿈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당연히 뇌의 작용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을 것이며- 착시현상과 꿈을 엮어서 이야기를 꾸며내는 능력이 생긴 어떤 사람이 동료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 이야기의 일부분이나 한 현상이 상징적으로 나타났거나 전위될 수 있는 상황이 생겼다면? 그가 특히 뇌의 측두엽에 이상이 생겨서 환각을 보는 능력까지 생겼다면? 그는 아마도 인류최초의 주술사나 무(巫)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보는 또는 겪는 환각이나 착시 또는 자각몽 등의 능력에 따라 의료 혹은 환경, 역술 등의 방향으로 나누어 졌을 것이며 그 능력은 무리에게 공포를 주는 것일 수도 있었을 것이나 자연으로부터 보호 혹은 예측 등이 필요한 농경생활에서는 버리지도 못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그는 그때부터 무리의 우두머리와 공존하는 능력을 키웠지 않았을까 싶다. 흔히 원시생활 영화에서 보는 추장과 무당처럼 말이다.

인류의 뇌의 역할과 현상이 뇌 과학으로 발전하기 시작한지는 이제 50년정도 지났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과거 종교로 발달한 환각이나 환상 착시 등의 현상과 그런 것을 정치에 이용할 줄 알았던 우두머리와의 역사가 이해될 만도 하지 않을까 한다.




“때때로 무아경 환각은 아주 드물긴 하지만 위험할 수 있다. 데빈스키와 그의 동료인 조지 라이는 그들의 환자가 발작으로 인해 얼마나 위험한 환각을 겪었는지 묘사했다. “그는 그리스도를 보았고, 자신에게 아내를 죽이고 자살하라고 명령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계속 그 환각에 따라 행동”했고, 결국 아내를 죽이고 자신도 칼로 찔렀다. 이 환자는 우뇌 측두엽에서 발작 초점을 제거한 후 더 이상 발작을 겪지 않았다. …… 윌리엄 제임스가 주시한 것처럼 한 사람의 강렬하고 정열적인 종교적 확신은 수 천명을 뒤흔들 수 있다.” <이 책: 8장 ‘신성한’ 질환 202P>



그렇게 수천 년이 지나는 동안 사람들은 환각을 보는 사람을 특별한 사람으로 이름 지어 부르기 시작하였고, 그런 환각이 정말 환각인지 아니면 부풀려진 환각인지 또는 특별히 이름 붙여진 사람이 특별한 언어능력과 문장능력으로 지어진 환각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그저 신비한 존재로 여기며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다 19세기말 ~ 20세기초,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을 발표하자 사람들은 무의식의 발견을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다윈의 진화론과 더불어 인간의 본질에 대한 중요한 발견으로 여기기도 했다. 코페르니쿠스는 인간이 사는 지구를 우주의 중심에서 태양계의 변방에 위치한 작은 별로, 다윈은 인간을 신이 만든 것이 아닌 지구상의 다른 생물과 동일한 진화를 거친 포유류로,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을 통해 인간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의 지배하에 있음을 밝혔다는 이유였다. 그 세 가지 발견은 모두 인간이란 우주의 역사에서 한 점에 불과한 시간의 산물임을 알도록 하여 겸손함을 가져다 준 사건이라는 뜻 같다.

그 시기에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정신의 가능성과 역할이 신비로움과 함께 서서히 드러나자 일부에서는 심령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초자연현상에 대한 연구들이 발표되기도 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염력이나 ESP extra sensory perception같은 현상들을 연구하는 학문을 심령과학, 초심리학이라고 이름 붙여 관심을 끌기도 하였지만 어느 시기부터인가 사람들의 흥미를 잃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기담의 하나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기담으로만 여기기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현상들이 보여지기도 하는데 이런 초상현상에 대하여 “현재, 초심리학의 연구가 가장 성행하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인데 심리학자나 의학자만이 아니라 물리학자 등도 참가한 학제적 연구가 성행한다. 러시아에서는 국비를 투자해서 연구하고 있는데, 이는 종교가 아니라 유물론의 입장에 서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우주공간에서의 텔레파시실험이나 잠수함을 이용한 실험도 하고 있다. 미국, 러시아에 이어서 연구가 성행한 곳은 인도와 유럽 여러 나라로, 인도에서는 종교의 연구와 관련시키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종교적인 현상에 가까운 이유로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종교적인 현상으로서의 환각증상은 흔히 영매나 무당 또는 주술사들이 보는 특별한 현상으로 여기지만 이 또한 책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모든 종류의 약물(치료를 위해 먹든 기분 전환용으로 먹든)뿐 아니라 수많은 의학적, 신경학적 질환도 일시적인 ‘기질성’ 정신병을 낳을 수 있다. <10장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 244P>

유체이탈체험은 발작이나 편두통을 겪는 과정에서 뇌의 특정한 영역이 자극을 받으면 발생할 뿐 아니라, 피질에 전기 자극을 가해도 발생한다. 또한 약물 경험으로나 스스로 유발한 황홀경 상태에서도 발생한다. 유체이탈 체험은 심장마비나 부정맥, 다량의 출혈이나 쇼크로 뇌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14장 도플갱어 나를 보는 환자 314P>

사람들에게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많은 문제들.

그 속에는 인간 스스로에 관한 질문들이 아직도 수 없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그 중에는 인간의 뇌 속에 연결을 이루고 있는 뉴런과 시냅시스의 역할도 있다.

뇌 과학이 학문으로서 증명되고 지금의 모든 과학의 결과물처럼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날이 온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각자의 시각으로 개인의 경험에 의한 관점으로 그 결과물을 이해하게 될 것 같다. 그래서 수천 년 전에 인간들이 행했던 그 과정을 모양과 의식을 바꾼 채 앞으로 수천 간을 또다시 이어갈지도 모를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얼마나 많은지는 알 수 없으나) 믿음의 대상을 지성의 힘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의 형태로 받아들이지 않고, 직접적으로 감지되는 유사 감각적 실재의 형태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타자’에 대한 동물적 감각은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 진화했을 테지만, 종교적인 열정과 확신에 대한 생물학적 기초로서 인간의 고결하고 초월적인 행위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타자’, ‘존재’는 신의 현현이 된다. <15장 환상, 환영, 감각 유령 354P>


- 접기
초이스 2013-09-23 공감(2) 댓글(0)
Thanks to
공감



환각을 동반하는 명상 -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본다.



저자 올리버 색스는 신경정신과 임상교수로 많은 환자들을 만나며 다양한 사례들과 인간의 뇌와 정신활동에 관해 여러 권의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례들이 나오며 쉽게 씌여있어 흥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관심 내용을 따라가며 읽다 보니 저자가 쓴 의도와는 다르게 내 맘대로 읽은듯한데 그것 또한 독서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환각이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거나 듣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환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진짜라고 여긴다고 한다. 뇌에 이상이 있으면 환각, 환청, 음악 환각, 냄새 환각 등을 경험한다. 그리고 감각을 박탈당할 경우에도 환각이나 환청을 겪게 되는데 시력을 잃은 상태가 지속되면서 환각을 보게 되는 것를 샤를보네증후군이라고 한다. 그런데 샤를보네증후군 환자들이 겪는 환각은 단지 환자의 기억 속에서 나오는 것만이 아니라 전혀 알 수 없는 내용과 장면을 환각으로 보기도 한다.



정상적인 사람들도 감각발탈을 당하면 환각이나 환청을 겪을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명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정상인 사람들에서도 평상시에 환청을 겪는 것도 드문 일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정신병으로 오해받을까봐 내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뇌의 몇 가지 중추들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었을 때 환청을 듣는다고 한다.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6장의 변성상태인데, 사람들은 여러 방법을 통해 초월적 경험을 추구한다고 한다. 알코올이나 약물 혹은 명상, 기도, 영적수련을 통해 초월상태에 도달하고 ‘영성의 암시’를 발견한다고 한다.



“모든 문화는 초월을 경험할 수 있는 화학적 수단을 발견했고,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도취제를 마술이나 신성한 일에서 제도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식물에서 향정신성 성분을 추출해서 신성하게 사용하는 관행에서는 오랜 역사가 있으며, 오늘날에도 전 세계에서 다양한 주술과 종교 의례의 일부로 이어지고 있다.

소박한 차원에서 약물은 마음을 깨우거나 확장시키거나 집중시키기 위해, 즉 지각의 문을 정화시키기 위해 사용되지만, 그와 함께 쾌감과 도취감을 제공한다.“ (126쪽)



클뤼버는 환각성 약물이든 편두통에 의한 환각이든 동일하며 환각에서 보는 기하학적 도형들은 기억, 개인적 욕망 등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뇌의 시각계를 구성하는 구조 자체에 구축되어 있다고 한다. 이것은 세포 차원의 작용이며 따라서 환각의 형태는 인간 경험의 기초에 놓인 생리학적 보편 원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간질 발작은 뇌에서 갑자기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전기 방전 때문이라고 한다. 간질 발생시 황홀경이나 기쁨을 보이기도 하는데 도스토옙스키는 간질로 인해 합리주의적 존재와 신비주의적인 존재 사이에서 살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특히 게슈빈트증후군이 발생하면 종교에 대단히 열중하게 된다고 한다. 무아경 상태 등 종교적 발작을 겪는 동안 환자들은 ‘신의 현현’을 느끼는데 이때 측두엽 발작 초점도 함께 활성화된다고 한다. 잔다르크는 무아경 전조를 수반하는 측두엽 간질을 앓았을지도 모른다고 윌리엄 제임스는 말한다.



“이전에는 초월적이거나 초자연적인 생각에 무관심했던 사람도 무아경 발작을 겪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흔들린다. 그리고 열렬한 신비적, 종교적 감정, 다시 말해 신성한 존재에 대한 느낌이 모든 문화에 보편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런 감정에 생물학적 기초가 있음을 시사한다. 미적 감정처럼 종교적 감정도 인류의 유산일 수 있다.” (206쪽)



많은 종교와 전통에서는 묵상이나 명상 기도 등의 영적 수련 등을 이용해 환각적인 상을 유도하여 신의 목소리를 듣고 모습을 보게 하는데 이런 경험은 평생 신앙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명상 수행을 하면 뇌의 혈류량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임사체험의 경험자들은 공통적인 경험을 하는데 케빈 넬슨의 연구에 의하면 대뇌 혈류량의 감소는 의식의 해리, 몸의 마비, REM수면의 특징인 환각을 일으킨다고 한다. 또 ‘밝은 빛’을 체험하는데 뇌간의 뇌교에서 피질하 시각 중계소를 거친 뒤 후두피질로 이동하는 뉴런 흥분의 흐름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블랑케는 우뇌 각회(두정엽과 측두엽의 윗부분)의 특정 부위들을 자극하면 유체이탈 체험을 하는 것을 입증했다.



정상적인 사람도 가금씩 누군가 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뇌 손상은 어떤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한다고 한다. J 알렌 체인은 이런 존재감은 생물학적 발단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사람들은 이 존재감을 종교적 용어, 신비적 용어로 해석하며 믿음의 대상을 지성의 힘으로 이해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닌 직접적으로 감지되는 유사 감각적 실재의 형태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책을 통해 명상을 통한 초월적 체험이나 신의 존재 체험 등이 뇌의 변화에 따른 반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뇌의 손상이나 이상에 따라 다양한 환각 환청 등을 겪게 되며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하나의 앎은 또 다른 하나의 질문의 출발점이 된다. 그렇다면 뇌의 손상이든 감각의 박탈에서 비롯되었든 환각이나 환청 등의 다양성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개인의 경험을 뛰어넘는 환각이나 환청을 구성하는 구체적 내용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이 책에는 나오지 않는다. 이 궁금증이 또 다른 책을 읽고 싶도록 하는 원동력이다.


- 접기
신명 2016-01-18 공감(2) 댓글(0)
Thanks to
공감



다른 느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본 경험이 없다. 물론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경우는 있었지만 그런 경험이 없어서인지 환각이란 말 자체가 주는 호기심도 있었고 도대체 환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책은 저자가 환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경험한 환각에 대한 이야기를 이루고 있는데 환각 뿐 아니라 환청과 환상 그리고 환영 등 정말 여러가지 경험들을 소개한다. 그 중에서도 나의 호기심을 끌어 당긴 건 바로 냄새를 맡는 것이었다. 글쎄 다른 것은 소설에서나 다른 어떤 것들을 통해서라도 한 번쯤 들어 보았던 것이었지만 후각에 관한 환각은 처음 들어 보았다. 그래서 책이 참 흥미로웠다. 물론 내용에 따라서는 조금 소름이 끼치는 것도 있었지만......



우리가 생각하기에 환각이라 함은 어떤 정신적 병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일종의 고정관념이자 편견이기도 하다. 실제로 샤를보네 증후군이 있는데 이건 눈에 보이는 기본적인 세계를 잃어버린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불안정한 환각의 세계를 경험한다고 하는데 결국 이건 결코 위협적인 병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의 고정관념 속에는 환각이란 아주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오히려 새로운 영감을 주기도 한다고 하니 환각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환각의 많은 종류를 행여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어떨까. 보통의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들을 수 없는 세계의 목소리를 듣고 보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며 받아들인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환각이 주는 명과 암에 대한 더욱 다양하고 활발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느낌은 틀린 것이 아니다. 오히려 틀렸다고 규정지을 수록 다름은 우리가 함께 연구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그저 없애야 할 것으로 여긴다. 물론 환각의 위험적 요소에 대해 경계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이 책을 계기로 더욱 활발한 논의를 기대하고 싶다. 그래서 환각이 가진 좋은 점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환각은 위험하지는 않을 것 같다. 많은 부분 연구를 통해 편견을 깨뜨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진다.
- 접기
김하늘 2013-09-11 공감(1) 댓글(0)
Thanks to
공감


더보기



댓글 없음:

댓글 쓰기

2025-11-01-Resthaven-Support-at-Home pricing-sheet.pdf

2025-11-01-Resthaven-Support-at-Home-A4-pricing-sheet.pdf Pricing Schedule --